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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자연사박물관 - 브라키오사우루스 화석 '청운이'
[우리 박물관 숨은 보물] 원형 보존율 85 %··· 발굴 과정 국내 연구진 참여

조한희(계룡산자연사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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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자연사박물관 1층에 들어서면 '청운이'라는 우리말 이름이 붙여진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어린이들을 맞는다. 가장 큰 공룡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의 박물관 3 곳에서만 전시 중인 이 거대하고 진귀한 공룡 화석이 어떻게 이곳에 있게 된 것일까?

어린이들은 대개 공룡을 통해 처음 자연 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이어 삼엽충이나 암모나이트와 같은 고생물에게로 호기심이 넘어가게 마련이다. 이런 호기심과 탐구심을 충족시키고자 청운문화재단에서는 공룡 화석을 수집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공룡의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공룡 화석을 수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2년 미국 와이오밍에서 꿈만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국 와이오밍 주 모리슨 지층에서 브라키오사우루스 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그것도 아주 드물게 85 % 이상 온전한 상태였다. 청운문화재단은 미국 캔자스대학과 자매결연하고 공동 발굴에 들어갔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브라키오사우루스 '청운이'는 몸 전체의 길이가 25 m, 키는 아파트 4층 높이인 16 m에 이르는 세계 최대 초식 공룡 화석이다. 살아 있을 당시의 몸무게가 80 t에 이러렀을 것으로 추측된다.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앞발 도마뱀'이란 뜻으로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길어 붙여진 이름이다. 성격은 온순했고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2 t에 가까운 나뭇잎을 먹었다. 특이한 점은 네 다리 모두 360 ° 가까이 돌아가는데, 이는 큰 몸 전체를 돌리지 않고 옆 쪽의 나뭇잎을 먹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청운이'는 발굴 과정부터 국내 연구진이 참여했고, 우리 나라에서는 최초로 대전보건대학 박물관과에서 직접 모든 과정을 보존 처리한 진품 공룡 화석 표본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또한 미국 시카고필드자연사박물관, 독일 훔볼트자연사박물관의 브라키오사우루스 화석보다 원본 보존율이 85 %로 훨씬 앞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정식 명칭은 계룡산자연사박물관 설립자이신 고 청운 이기석 박사의 호를 따서 '청운공룡'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정했다.

흥미로운 것은 '청운이'의 어깨뼈에서 육식 공룡 알로사우루스의 이빨이 발견된 것이다. '청운이'가 알로사우루스의 공격을 받은 흔적으로 보이는 데 이빨 역시 우리 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공룡을 비롯해 인류가 살기 전에 살았던 동ㆍ식물들은 기후 변화에 의하여 멸종된 것을 화석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청운이'는 인류에 의해 다시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가 멸종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2009년6월9일자 소년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