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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博 "담 허물고 열린 박물관"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이 주변 담을 허물어 시민에게 열린 박물관을 만들 계획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일 용산구 박물관 제1강의실에서 유인촌 문화부 장관을 상대로 한 박물관 및 미술관 합동 업무보고에서 상반기 중 용산 가족공원과 맞닿은 쪽과 박물관 정면의 담을 철거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또 이촌역에서 정문까지 길이 240m, 폭 8m의 지하 무빙워크를 만들어 관람객이 쉽게 박물관을 찾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물관은 그리스문명전(5월), 황남대총전(10월), 실크로드문명전(12월)을 비롯해 외국 소재 고려불화 60점을 한 자리에 모은 세계고려불화대전(10월)을 개최하는 등 대형 전시회를 계획 중이며 조선실을 개관하고 인도ㆍ동남아실과 일본실 등 아시아관을 개편한다.

   국립중앙박물관 부지 안에 한글박물관 조성을 지원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민족박물관, 자연사박물관 등을 신설해 융합형 박물관 복합단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올해 한국전쟁 60주년 특별전을 개최하고 야외 전시장에는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국의 전통마을'을 조성한다.

   한ㆍ러 수교 20주년을 기념, 러시아 표트르대제박물관 소장 유라시아 관련 문물을 국내에서 전시하는 등 외국 박물관과의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다.

   업무보고에 이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박물관 및 미술관 대중친화적 서비스 개선방안', '박물관 복합단지 조성 방향', '기증ㆍ기부 활성화' 3가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조한희 계룡산자연사박물관장은 "박물관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거기에 맞춰 프로그램을 짜면 된다"면서 "관람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연구하고 관람객을 세분화해 맞춤형 교육을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일 지앤씨미디어대표이사는 "박물관 또는 미술관의 마케팅 측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강정원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대중성은 깊은 연구의 뒷받침 없이는 확보되기 어렵다"면서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연구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광태 플레이팩토리 예술감독은 박물관 복합단지 조성방향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용산에 여러 박물관이 모인다는 안에 찬성하지만 국민이 얼마나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증ㆍ기부를 늘리기 위해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전보삼 사단법인 한국박물관협회장은 "어느 단체에 1천만원을 직접 기부했을 때는 세액 공제를 7만 원밖에 못 받았는데 국가를 통해 지정 기부했더니 150만원 공제를 받았다. 세법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면서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세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국립 기관이 사립 박물관ㆍ미술관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립 박물관ㆍ미술관 관람료 무료 방침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1/19 19: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