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성에 어울리는 ‘청운공룡’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조 한 희 부관장

5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첫날,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의 대표 전시물인 “천우호연 청운이 공룡(일명 청운공룡)”의 당당한 모습을 보며 감회가 남달랐다. 이번 출장은 일본 동경의 국립과학관에서 열린 공룡 엑스포(Dinosaur Expo 2005, 부제 The Evolution of Theropods from Dinosaurus to Birds)에 참관하고 최근 발표된 공룡연구 심포지움에 참석하여 청운공룡을 관련학자와 일본 등 세계각국의 박물관에 홍보하고 박물관 특별 전시연구를 위한 목적이었다. 공룡 엑스포에서 가장 관심을 보인 표본은 Sue Hendrickson 여사가 발견한 “Sue”라 불리는 티라노사우르스 렉스, 일명 T.rex였다. 지구상에서 육식공룡으로는 가장 오래되고 잘 보존된 티라노사우르스의 화석을 통한 연구결과 발표와 이외에도 다른 공룡화석에 대한 최근 연구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내용들이었다.

이번 공룡 박람회는 시카고에 위치한 필드 박물관(The Field Museum)에서 세계 순회 전시회를 계획하고 주관하는 행사였다. 과학관 앞에 길게 늘어선 관람객들의 줄을 보면서, 박물관에 대한 높은 관심에 부러움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전시관람 일정 이외에도 필드 박물관의 야생 생물 및 공룡 전공 박사들의 주제 발표를 통하여 핸재 세계적으로 희귀한 공룡 발굴현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심포지움에는 계룡산자연사박물관, 뉴질랜드의 The Science Center of New Zealand, 중국 과학 학회의 Kunming Institute of Zoology, 싱가포르의 Raffles Museum of Biodiversity Research,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Extension, Singapore Science Center의 박물관 전문가들이 초대되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다. 특별히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의 청운공룡을 소개할 기회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청운공룡의 놀라운 과학적 사실들을 알리는 시작을 할 수 있었다. “Sue”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는 브라키오사우르스 종의 하나인 우리 청운공룡은 그 발굴 보존울이 85%에 이르고 세계최고 수준의 공룡화석이다. 청운공룡은 계룡산자연사박물관 발굴팀과 캔사스대학 발굴팀이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공동으로 발굴하

여 현재 계룡산자연사박물관에서 소장, 전시, 연구하고 있는 공룡화석으로, 이런 청운공룡을 소개한다는 것은 너무도 엄청난 일이며,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어 청운공룡을 소개하는 동안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긴장을 늦출 수 가 없었다. 소개발표 후 우리 청운공룡에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청운공룡은 지금까지 발굴된 자료이 연구나 보존, 처리 상황만으로도 실제로 주목을 받을만한 자료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최종 논문이 나오는 대로 국제 심포지움을 개최하여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이 시급하게 되었다. 이런 뿌듯한 자부심으로 발표와 질문에 답을 하는 도중, 내심 우리 청운공룡이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세계인의 관심과 이목을 받는 청운공룡이 T.rex와 견주어 세계적인 공룡으로 세계 순회전시와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선 정부차원의 많은 노력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깨가 무거워졌다. 우선 T.rex의 경우 국가적 차원의 연구와 재정적 지원 그리고 세계적 기업인 맥도날드에서 T.rex 복원과 캐릭터 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전적으로 지원하여 지금의 T.rex가 학술적 가치와 인기를 한꺼번에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과 비교해 볼 때, 청운공룡이 계룡산자연사박물관 단독의 열정과 자본만으로 그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청운공룡이 세계적인 공룡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선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크게 요구된다. 자연과학문화 발전의 소중한 자료로 연구되어야 할 청운공룡의 학술적 가치는 전문가의 관심과 동의만으로도 부족하며 보물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국보로 지정, 그 연구와 결과가 미칠 사회전 상승 파장을 고려하면, 단계전 실천을 국가적 지원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며, 남의 나라의 전시표본에 열광하는 일본 관람객들이 박람회장을 가득 메운 것을 바라보면서, 우리 대한미국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청운공룡이 있다는 생각으로, 장차 진행될 행보에 조급한 마음이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