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비밀을 밝혀 줄 열쇠" 자연사박물관의 운석

이 동 진 학예부장

운석은 지구 밖 우주에서 지구 표면에 떨어진 고체물질이다. 우주에 있는 유성체가 대기권으로 들어와서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지상에 낙하된 물질의 총칭이다. 지구의 대기권을 벗어나면 행성과 행성 사이에 공간이 전개되는데, 이 공간에는 많은 양의 물질이 떠 다니고 있다. 이러한 물질들은 빠른 속도로 지구의 대기권으로 오면서 대기와의 마찰에 의해 밝은 빛을 내면서 타버리게 된다. 이 타버리는 물질이 유성이다. 유성은 대게 지상 80~110km 상공에서 나타나며 개기권을 통과하는 동안에 대개 타버리지만 때로는 지상에까지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지상에 도달한 것을 운석이라고 한다.

운석은 수g 에서 60t에 이르는 것까지 크기와 무게가 다양하다. 큰 운석이 지표에 충돌하면 운석 구덩이(meteorite crater)가 만들어 지는데 미국 애리조나주의 사막에 있는 운석 구덩이는 특히 유명하다. 이 구덩이의 크기는 지름이 대략 1.3km, 깊이 174m로 약 10,000t의 철운석(iron meteorite)이 초음속으로 충돌하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운석의 대부분은 증발하여 없어지고 수 kg의 철운석만이 주변에서 발견되어 회수되었다.

운석은 우주에서 제발로 찾아온 손님으로 귀중한 우주 이야기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운석은 지나온 과거의 일들을 그 구성성분 속에 간직하고 있어 태양계의 여러 밝혀지지 않은 비밀을 벗겨내는 열쇠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상에서 발견된 여러 운석중에는 달에서 왔을 것으로 믿어 지는 운석도 있는데 이러한 운석의 구성 성분은 월석의 성분과 일치한다. 화성에 기원을 두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운석중에는 미생물의 흔적으로 보이는 것이 함유되고 있어 화성의 생물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석은 소행성대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소행성대에는 크고 작은 수 많은 소행성들이 돌고 있는데 운석 크기의 물질도 상당량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물질 중의 일부가 행성들의 중력작용으로 지구 궤도까지 밀려 들어와서 대기권으로 들어 온 것이다. 운석의 또 다른 기원은 혜성이다. 혜성은 부스러지기 쉬운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궤도 상에 이러한 물질을 뿌려 놓고 지나간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다가 혜성의 궤도를 지나가게 되면 혜성이 공간에 뿌려 놓은 물질들이 한꺼번에 대기권으로 뛰어들어 유성우(遊星雨)를 만들 수도 있다.



운석은 구성성분에 따라 크게 암석질 운석, 철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운석, 철운석의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암석질 운석 약 85%, 암석과 철로 구성된 운석이 약 1.5%, 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운석이 5.7%정도 된다. 운석에 대한 성분분석으로 소행성이나 혜성에 대한 정보 자료를 많이 얻을 수 있다. 방사성 측정법을 이용한 암석질 운석의 연대는 약 45억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태양계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운석의 성분이나 내부 구조는 운석의 형성과정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되며, 또한 태양계 형성과정에 대한 이해에도 크게 도움을 주게 된다. 운석의 구조에는 운석이 지구표면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들이 남아 있어 과거 태양계의 물리적 상태와 운석의 경로를 추적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 거대한 운석이 지상에 충돌하게 되면 지구상의 생태계에 큰 변화를 주게 된다. 과거 지질시대에 있었던 생물, 특히 중생대 지상에 가장 번성했던 공룡의 멸종원인이 운석의 지상 충돌과 관계가 았다는 학설이 현재 가장 유력시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