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긴수염고래 (blue whale)

학명: Balaenoptera musculus / 분류: 고래목 긴수염고래과

몸 전체는 밝은 청색으로 흰색 반점무늬가 몸 표면을 수놓고 있는데, 선박위에서 바닷속을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 온몸이 청회색으로 보여 ‘blue whale'이라고도 합니다. 지구상에는 크게 두 무리가 있는데, 북반구와 남반구에 사는 무리가 있습니다. 북반구에 사는 무리는 온대나 아열대 해역에서 겨울을 지내고 봄, 여름에는 북태평양이나 북대서양으로 회유하는데 몸길이 24~26m, 몸무게는 약 125ton입니다. 남반구에 사는 무리는 온대나 아열대 해역에서 겨울을 지내고 봄, 여름에는 남극해를 회유하며, 몸길이는 최대 33m, 몸무게는 약 179ton 이나 됩니다. 그런데, 남반구와 북반구의 기후가 반대이므로 이 두 무리가 서로 만나는 일은 없습니다. 겨울에는 따뜻한 적도 근처로 이동하여 새끼를 낳는데, 보통 2~3년에 한 마리를 낳으며, 갓 태어난 새끼의 크기는 무려 몸길이가 7m, 체중은 2.7ton이나 된다고 합니다.

크릴새우만 먹고 살며, 여름철에 섭취한 것을 지방으로 저장한 후 나머지 8개월 동안에는 거의 먹지 않는다고 하는데, 여름철에 한 마리의 흰긴쉬염고래는 매일 4천만마리 (약3,600kg)의 크릴새우를 먹는다고 합니다.

흰긴수염고래는 호흡이 매우 강하여 내뿜는 물의 높이가 10~15m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 물뿜기는 정확히 말하면, 호흡할 때 몸속에 있던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대기와 부딪쳐 수증기가 발생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잠수시간은 보통 10~20분 정도인데, 아가미가 아닌 허파로 숨을 쉬기 때문에 잠수할 때는 뇌, 심장 등 생명과 직결되는 기관에만 혈액을 공급, 산소사용을 최소화해 숨을 참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기록으로 남아있는 가장 큰 개체는 남극해역에서 잡힌 암컷으로 몸길이 33.6m에 체중이 190ton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10층 건물높이의 몸길이와 코끼리 40마리, 황소 200마리의 몸무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흰긴수염고래의 골격은 전라남도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생존당시의 몸길이는 30m, 몸무게는 150ton으로 추정되어 전세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고래골격중 최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증기선이 제작되면서 상업적인 고래포경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로인해 흰긴수염고래는 무차별 남획되어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86년 전 세계적으로 상업적 포경이 전면 금지되어 무차별 남획이 없어진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남획으로 한번 줄어든 개체군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전 세계에 남아있는 흰긴수염고래는 인간이 본격적인 포경을 시작하기 전 자연상태에 존재했던 개체수 16만~24만 마리의 2~3%정도인 5,000여 마리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남극에는 수백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46억년의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동물이 지금 현재, 우리 인류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어쩌면 큰 행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물이 멸종하는 세상에는 인간도 살 수 없다”는 말을 새삼 되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