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저절로 배운다

사이언스타임즈 김 홍 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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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을 맞아 집안에서만 지내는 아이들 보기가 조금 안쓰럽다. 이번 주말 우리 아이들과 함께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저절로 배우는’을 모토로 내걸고 있는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을 한번 찾아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특히 아이들이 과학에 대해 관심 있어 한다면 자연사박물관은 최고의 선물이 될 전망이다. 충남 공주시 계룡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은 지난해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사설 자연사박물관이다. 수도권등의 지역에서는 거리가 약간 멀다는 점이 흠인데, 하루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의 가장 큰 볼거리는 계룡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청운사우르스.’ 2001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캔자스대 연구팀에 의해 발굴돼 대전보건대 연구팀이 복원 처리한 공룡 화석이다. 공룡화석 중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높이 16m,길이 25m에 이르는 커다란 크기가 보는 사람들을 압도한다. 청운사우르스가 한국에 들어온 후 미국에서 공룡화석 반출에 제동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청운사우르스 이외에도 박물관에는 알로사우르스, 익룡, 바다파충류, 맘모스, 동굴사자등 다양한 실제 화석들을 전시하고 있어서 과거 지구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박물관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희귀한 전시물은 미라다. 바로 2004년 대전에서 발굴된 ‘학봉장군미라.’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 조선시대에 살았던 사람이 지금은 미라가 돼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서늘하게 만들어 놓은 특별전시실에 누워 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식물들도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동물 중에서는 호랑이, 사자, 곰 등의 박제 표본에서 흰긴수염 고래와 꼬마향고래 골격, 살아있는 뱀 등에 눈길이 간다. 생명의 진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곤충도 4천점 이상이 전시돼 있다. 우리 식탁에 오르고 산업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식물들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에는 한국 특산식물, 주요 자원식물, 생명공학으로 복원한 멸종위기식물 등이 전시돼 있다. 수묵화처럼 아름다운 식물 표본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끝없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도 박물관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갖가지 광물들의 표본은 물론 아름다운 색을 자랑하는 보석들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현재 박물관에서는 매주 주말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를 대상으로 자연현상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고 창의력을 기르며 자연현상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개월, 6개월, 1년 과정으로 교육프로그램은 무료(재료비는 본인부담)로 제공되고 있다. 한편, 박물관 1층 강당에서는 매달 한번씩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자의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1월에는 울산대 조선해양 공학부 윤범상 교수가 ‘선박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22일 오후 3시에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