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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보고 운석 만지고… “박물관은 살아있다”

하는 일마다 실패만 하는 래리 델리(벤 스틸러 분). 그는 아내가 더는 견디지 못하고 떠나자 하나뿐인 아들에게만은 떳떳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직장을 찾아 나선다. 자연사박물관 야간 경비원. “아무것도 내보내지 말라”는 경비원 선배의 기이한 충고를 되뇌며 순찰을 돌던 첫날 밤, 그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살아 움직이며 탈출을 시도한다. 박물관이 배경이지만 박제된 과거가 아닌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이렇게 시작된다. 혹시 대전 대덕연구단지와 그 주변의 지질박물관, 계룡산자연사박물관에서도 밤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

▽지질박물관=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정문 인근에 있는 이 박물관의 중앙홀로 들어서면 1층과 2층에 걸쳐 지구의 해양지각을 입체적으로 재현한 지름 7m의 대형 지구본이 맞는다. 래리를 쫓던 티라노사우루스(몸 길이 12m, 몸 높이 4m)를 비롯해 마이아사우라와 드로마에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등 실물 또는 복제공룡 골격을 관람할 수 있다.

제1전시관에서는 인간과 모든 생물의 터전인 지구에 대한 소개, 지구의 내부구조와 대륙이동에 대한 모형과 영상을 볼 수 있다. 국내외의 다양하고 독특한 화석 표본이 생물의 진화 역사를 보여준다. 제2전시관에는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의 종류, 석재로 이용되는 암석, 지질구조와 암석구조, 운석, 각종 색깔과 모양의 광물 등이 전시돼 있다.

이 박물관은 지질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01년 11월에 문을 열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관람료는 무료이며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 다음 날은 쉰다. 042-868-3797

▽계룡산자연사박물관=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뤄진 이 박물관에는 자연사 관련 유물만도 5000여 점이나 된다. 1층 ‘공룡의 세계’, 2층 ‘생명의 땅’, 3층은 ‘자연과 인간’이 주제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1억4500만 년 전에 살았던 길이 25m, 높이 16m의 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만날 수 있다. 살아 있을 당시 무게가 80t으로 2002년도 미국 와이오밍 주 모리슨 지층에서 발견됐다.

2층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와 은하 및 지구, 그리고 지구의 기원과 생물체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다. 우주를 여행하다 지구로 떨어진 146kg의 철운석을 실제로 만져볼 수도 있다. 운석을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거대한 몸집의 매머드, 세계에서 4점밖에 없는 동굴 사자, 현생 곰의 조상인 큰 동굴곰을 비롯해 고생대 약 3억 년간 지구를 지배했던 삼엽충 화석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중생대의 시조새 화석, 공룡 알 화석 등도 보인다.

3층 전시실에서는 식물의 세계와 인류의 진화, 생명 탄생의 비밀, 인체의 구조 등을 볼 수 있다. 600년 전의 ‘학봉 미라’도 보인다.

주말 상설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12월 27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3차례에 걸쳐 ‘겨울 청운 과학캠프’를 연다. 참가자 모집 중.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은 월요일. 관람료는 성인 9000원, 초중고교생 6000원, 유치원생 4000원. 042-824-4055

2008.11.27.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