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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쌤의 교과서 밖 과학 터치] '알면 사랑하게 되는 생물다양성'

2017-01-10기사 편집 2017-01-10 0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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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은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종(種) 다양성의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0년을 '생물 다양성의 해'로 지정했다. 또 매년 5월 22일을 국제 생물 다양성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기념행사가 진행 중이며 2014년에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평창에서 개최됐다.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에 이어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건립되면서 생물자원의 조사와 연구를 체계화하고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채 동계올림픽의 스키장으로 개발된 가리왕산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체계적인 조사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캐나다는 '그레이트베어((Great Bear) 우림지대'를 지키기 위한 협의가 2000년부터 16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열대우림의 85%를 보호하는 협약이 체결되었다는 소식은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생물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의를 이끌어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끼며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를 인용하여 송기원 교수가 책에 적은 구절을 소개한다.

"내가 자연사박물관에 가서 자연에 대해 눈으로 보고 만지고 설명을 읽으며 공부하기 전에 과학은 다만 시험 칠 때나 필요한 단순한 지식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박물관에 가서 자연을 직접 배우고 공부하며 생각하기 시작한 순간, 자연과 과학은 나에게로 와서 나를 움직이는 살아있는 지식이 되었다."

오스트리아 빈의 자연사박물관에 갔을 때 그 규모에 놀라고 섬세함에 감탄하며 관람하는 내내 느낀 벅찬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박물관의 전시물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견학을 와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모습이었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사박물관을 돌아보며 지구에서 생명체가 긴 시간 동안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생물체로 변화하면서 진화되어 온 과정을 알게 되고, 현재 지구에 얼마나 다양한 생명체가 함께 살고 있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알면 사랑한다'는 말은 국립생태원의 최재천 원장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동물들이 사는 모습을 알면 알수록 그들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은 물론 우리 스스로도 더 사랑하게 된다는 믿음이라고 한다. 이번 겨울방학에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최재천)', '희망의 이유(제인 구달)' 같은 책을 들고 가까운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이나 국립생태원을 견학하면서 생물 다양성을 몸소 느껴 보기를 추천한다.

충남 공주 계룡산 국립공원 자락에 위치한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은 거대한 공룡 골격과 공룡의 역사, 공룡화석 등을 볼 수 있고, 지구의 기원과 생물체의 진화, 자연과 인간을 알아보는 코너로 구성돼 있다.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은 한반도 생태계를 비롯하여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등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한눈에 관찰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생태 연구·전시·교육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겨울방학의 기획 전시로는 개미의 생태적 중요성과 경이로움, 생물 다양성을 볼 수 있는 '개미세계탐험전'(2017년 2월 28일까지)과 난초과 식물의 생태학적 중요성을 알리는 '난, 겨울을 만나다' (2017년 1월 31일까지) 전시회가 진행된다. 대전 보문고 과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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