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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4년간 (사)한국박물관협회를 이끌어갈 조한희 한국자연사박물관장은 지난 30여년 간 대학교에서 박물관학을 지도하고, 사립박물관을 설립·운영해온 베테랑이다. 오는 5월 국내외에서 열리는 협회의 주요행사를 앞두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위치한 협회 사무국을 방문해 신임 회장의 새로운 비전과 각오에 대해 들어보았다. 


탄탄한 문화역사 없이 선진국이 될 순 없습니다. 박물 관·미술관은 단순히 전시를 하는 공간이 아녜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아우르는 평생교육기관이지요. 문화에 대한 욕구가 상승하는 요즘 박물관·미술관의 역할 또한 막중해질 겁니다. 우리나라 문화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박물관·미술관의 성장과 교류를 도모하는 한국박물관 협회(회장 조한희)1972년 설립된 한국민중박물관협회 를 전신으로 하는 비영리 법인 단체이다. 현재 회원으로 가입된 국공립·사립·대학 박물관·미술관만 689, 개인 회원 1,200여명에 달한다. 올해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조한희 한국박물관협회 신임회장은 첫 1분기 동안의 예열모드를 마친 뒤 협회의 주요 행사를 진두지휘하며 본격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정한 세계박물관의 날(518)을 기념해 오는 511 ()부터 513()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및 온라인을 통해 제17회 한국박물관국제학술대회, 515()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전국박물관인대회를 개최하며 518()부터 일주일간 미국 콜로라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미국박물관협회(AAM)의 연례회의에 참석한다. 한국박물관협회 최초로 해당 행사에서 학술 세션을 도맡고, 국제 박물관엑스포 내 협회 부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법령 개정, 개인 회원 확보 등에 주력

 

조한희 회장이 최근 주력하는 사업 중 하나는 박물관 교육 관련 정책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박물관·미술관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전시나 교육을 할 수 없어요. 법령을 개정하기 위해 국회와 긴밀히 논의할 예정입니다.”


현재 관련 법령에서는 박물관이 교육기관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보니 교육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 박물관령을 통해 박물관은 공공기관이자 교육기관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영국을 포함해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박물관 교육 부문을 적극 지원하는 해외와 비교되는 대목인 만큼 해당 사안을 개선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 외 회원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젊은 박물관·미술관인을 양성하기 위해 기후변화위원회, 교육프로그램 개발위원회, 미래위원회를 설립했으며 박물관·미술관의 건립·운영 사업, 국책/민간 연구용역 사업, 해외와의 교 류활동 등에 힘쓰고 있다. 운영 기금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다. 향후 국제박물관협의회 (ICOM)처럼 회원관의 운영비, 규모 등에 따라 회비를 차등적으로 책정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으며 개인 회원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일례로, 미국박물관협회(AAM)는 전 세계에 걸쳐 35,000여명의 개인 및 기관 회원을 확보하고 있어요. 관은 그중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개인 회원들은 뮤지엄의 중요성을 잘 아는 데다 협회와도 활발히 소통하지요. 한국박물관협회 역시 개인 회원을 많이 확보해 상호 소통·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보려 합니다. 연회비 1만 원이면 가입하실 수 있어요.”


한편, 조한희 회장은 1992년 대전보건대학교에 박물관학 수업을 개설·지도했고, 2004년 공주에 위치한 한국자연사박물관을 설립하여 운영 중이다. 국제박물관협의회 (ICOM) 한국위원회 위원장, 충남박물관·미술관 협의회 회장, 한국뮤지엄경영·마케팅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임시총회를 통해 제12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전국 박물관·미술관을 방문하여 현장의 고충을 들었다는 그는 회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란 각오를 전했다.


성공확률이 단 0.0001%라도 도전할 때라야 일말의 가능성이 생기지요. 시도조차 않는다면 문제가 해결될 확률은 0%예요. 많은 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도전하면서 박물관·미술관의 위상을 한층 더 드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월간민화 - Issue Focus 화제의 이 사람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우인재 기자